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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현의 공존의 길

김순현 대표

버스 안에서....




집과 사무실 모두 버스 노선과 가까운 관계로, 술을 마시거나 하면 버스를 자주 탑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는 마음이 점점 편치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들으면 무슨 ‘꼰대스러운’ 말이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나이 든 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젊은 사람들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버스 좌석이야 누구의 것이라고 이름 붙여놓지 않았으니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지요. 젊은 사람이 앉든, 나이 든 사람이 앉든 뭐라 그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흔들리는 버스에서 서서 간다는 것은 나이가 든 분들이 더 힘들 것이고, 젊은 사람들은 그나마 견딜 만하니 젊은 사람들이 앉을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굳이 유교적 사고방식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저는 그런 미덕을 경로효친사상이니 하는 것으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고 아픈 분들이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버스에서 서서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아직은 젊지만 가끔 다리가 아프고 힘들 때를 기억해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그대로 앉아있는 그 젊은 사람들의 생각에는 아프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하는 마음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매우 가슴 아픈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럴지 모른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요즘과 같은 극단적인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누군가에게 양보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의 퇴보, 또는 실패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힘 있는 자들은 처벌받지 않을뿐더러, 처벌을 받더라도 금 새 ‘사면’ 받는 것을 보고 자란 그들에게 아프고 어려운 이들을 배려할 마음을 기대한다는 것이 오히려 난망한 일일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나이 든 노인들이 힘들어서 어쩔 줄 몰라 하더라도, 당장 자기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승패가 더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잘못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습니다. 분명 잘못 가르쳤고, 앞으로는 제대로 가르쳐야 됩니다.

버스 안에서 나이 든 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다는 것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며 산다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익과 편리함만을 추구한다면, 또는 인간을 존중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긍휼히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은,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매우 나쁜 태도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결코 따뜻해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따뜻한 사회에서 살기를 기대하면서도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따뜻한 사회’는 따뜻한 사회의 혜택만을 바라는 태도나 소망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늙습니다. 지금과 같은 극단적 경쟁과, 자본이 갈수록 비대해지는 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오늘의 안락한 삶이 내일도 영위될 것이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해야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오늘 모바일 게임에 열중해서 옆에 서있는 노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그 젊은이들이 시간이 가면 늙은 몸으로 또 다른 젊은이가 앉아있는 옆에서 처연한 심정으로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합니다. 그것이 교육이고 그런 본을 기성세대인 우리가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배려해야합니다. 우리가 먼저 보살피고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젊은이들이 따라오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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