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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복지’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복지’다

폐지를 싣고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가는 저 노인의 굽은 등, 거친 손에서 우리는 어떤 희망을 볼 수 있을까요? 리어카에 한 가득 실린 폐지가 저 노인의 쌀이 되고 한 그릇 라면이 될 것입니다. 재수가 좋은 날이면 소주 한 병 사마실 돈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아파트의 경비 초소에서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밤을 새우고 있는 분들의 노후는 과연 그렇게 여유로울까요?

그나마도 할 일이 없어서 경로당 한구석 화투판에서 10원짜리 고스톱을 치면서 서로 ‘아귀다툼’을 하고 있는 분들의 삶은 또 어떻습니까? 해외 관광지에서, 골프장에서 “나이스 샷”을 외치고 있는 분들에 비해서 덜 열심히 살아서 그런 걸까요?

물론 인간이 누구나 같지 않고, 서로의 능력이 다르니 누구는 그렇게 살고, 누구는 저렇게 사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또 비록 천박하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폐지를 줍고, 좁은 아파트 경비초소에서 밤을 새우거나 경로당에서 10원짜리 고스톱을 치는 분들이 세상을 열심히 살지 않았고, 능력이 부족하니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면 저는 그 의견에 찬동할 수 없습니다.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 수많은 노인 분들 누구나 한때는 ‘꿈’이 있었을 것이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살았을 것입니다. 바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처럼 말입니다.

또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납세자로서, 또는 국가체제를 유지하기위한 각종 의무를 다 하면서 살아왔을 것입니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서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온갖 허접한 일들을 하다가 군대를 가고, 돈 좀 벌어보려고 월남전에 참전을 하고, 열사의 나라 중동에 가서 근로자로 일하고, 평생을 그렇듯 열심히 일만 하시 분들의 삶이 바로 우리 이웃에 있는 나이 든 분들입니다. 가발공장에서, 먼지 수북한 ‘미싱’ 앞에서 청춘을 돌려온 우리 누이, 우리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칠거나 연약한 손으로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세금을 내고 소비를 해서 지금 이 나라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 온 삶의 결과가 이렇듯 불공평하다면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런 결과를 만든 사회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복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복지’는 누가 누구에게 퍼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혹자는 말합니다. “복지병” 걸린다고 말입니다. 무식하거나 후안무치한 소리입니다.

함께 살자는 것이 ‘복지’이고, 그나마 현재의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비용’이 곧 ‘복지’입니다. 그런 비용조차 지불하지 말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나라의 ‘판’을 깨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간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없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육아복지, 모자복지 등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 다른 혹자는 말합니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복지를 하나?”.

일견 맞는 말 같습니다. 복지에 비용이 수반되는 것은 당연 합니다. 그러나 음식점에서 돈 내기 싫어서 구두끈 오래매고 있는 자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나 혼자 잘살면 됐지 남이 무슨 상관이야”라고 하는 자들의 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복지’는 항상 ‘최선의 최고의 최적의’ 복지가 되어야 합니다. 나랏돈을 횡령하거나 부적절하게 쓰고, 세금 떼어먹고, 해외로 돈 빼돌리고 하는 것들을 때려잡고, 국민 스스로 정직하게 자기의무를 다한다면 ‘비용’ 때문에 복지를 못한다는 소리는 하지 못할 것입니다.

폐지를 싣고 힘겹게 언덕을 올라가는 노인의 리어카를 밀어줄 생각이 있다면 ‘복지’는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 곧 ‘복지’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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