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타이틀
검 색
  • 뉴스
  • 인물.역사
  • 문화예술
  • 비지니스

투표하면 바뀝니다. 밥상도 차려집니다.


◆ 하언우 지도 담당관
정치가 밥 먹여주느냐는 비아냥거림과 투표하면 무엇이 달라지냐는 탄식은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이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를 해보아도 자신의 삶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한 사람들의 성토다. 그런데 정말 정치에 관심을 갖는 일이, 투표를 하는 일이 무의미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일이다.
정치에의 관심과 투표 참여가 가져온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미국의 이야기를 할까 한다. 최근까지 미국은 전반적인 복지 수준이 낮은 나라로 특히 건강보험이 약했다. 미국은 개인들의 개척정신을 토대로 세워진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적 전통은 사적자치를 선호하고 국가의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연유로 국가에 의한 복지에 둔감했다. 하지만 그 폐해는 심각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 미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오바마 케어(Obama care)'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에 서명했다. 이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가장 큰 변화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동안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기 어려워 어떠한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했던 약 4,400만 명(총인구의 16%)도 값싸게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건강보험의 안전망 밖에서 곤란을 겪었던 저소득층이 투표를 통해 연임을 허락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준 셈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가, 근본적으로는 투표가 가져온 변화이다.
이렇듯 정치는 삶을 바꾸고 밥상도 차려준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입맛에 맞는 밥상을 차려달라고 ‘투표’로써 주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투표용지는 ‘종이 돌멩이(paper stone)’로 불린다. 종이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행사되면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행사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던져지지 않는 돌멩이를 두려워할 사람은 없다. 정치인은 자신들의 행동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 우리의 삶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앞선 사례에서도 미국 내 저소득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들의 반발에 막혀 그들에게 오바마 케어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 정치학자는 소비자가 상품을 외면하면 기업은 상품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유권자가 정치를 외면하면 정치인은 정치를 더욱 엉망으로 만든다고 꼬집었다. 흔히 유권자를 ‘정치의 소비자’라고 하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유권자를 누구도 ‘왕’으로 받들어주지는 않는다. 오직 투표를 통해 주권자로서 국민이 정치인을 감시하고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만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왕’으로 모시게 된다.
이번달 전국 곳곳에서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다. 재·보궐 선거 또한 중요한 선거이지만 휴일이 아닌데다 전국적 이슈가 되지 못하여 통상 투표율이 낮게 나온다. 물론 지난 4월 29일 재·보궐 선거는 36%의 투표율(국회의원 선거 기준)을 기록하여 역대 재·보궐 선거 사상 최고 투표율을 경신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는 당선자의 대표성을 온전히 인정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이 정도로는 권력을 감시할 수도, 우리의 삶을 바꾸기에도 부족하다. 밥상을 입맛에 맞게 차려달라는 더 많은 주문서, 우리의 삶을 개선해 달라며 던져지는 종이 돌멩이가 더 많이 필요하다.
정치는 밥을 먹여준다. 투표는 우리의 삶을 바꾼다. 단, 던져지는 돌멩이가 많을 때에야 비로소 밥상도 오고 변화도 온다. 다가오는 재·보궐 선거에서 많은 종이 돌멩이들이 세상을 향해 던져지길 바란다.

이전화면맨위로

PC버전

대표자명: 김순현 l 상호: (주)파주인 l 제호: 파주인 l 주소:경기도 파주시 중앙로 273 (금촌동,한성빌딩)
신문등록번호: 경기,아51227 l 신문등록일자: 2015년 5월 19일 l 발행/ 편집인:황금숙 l 편집국장 : 내종석
전화번호:031-946-0000 l fax번호:031-946-0000 l 이메일:pajuin77@naver.com
copyright ⓒ 2015 파주인. All re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