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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실화 앙급지어(城門失火, 殃及池魚)

◆ 내종석 편집국장
    

앙급지어(殃及池魚) : 殃 재앙 앙, 及 미칠 급, 池 못 지, 魚 물고기 어


대통령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엉뚱하게 국민들이 이념전쟁에 희생되고 있다. 대통령이 역사책에 직접 불을 댕긴 것이다.  정치인의 상황인식에 따라 우리의 행복지수가 요동칠 수 있다는 단적인 예다.  ‘벼랑끝 전술’ 불바다 쇼는 더는 북한 삼부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급한 정치인들이 여기저기 불장난을 치고 다닌다. 넋 놓고 불 쇼 구경하다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앙급지어(殃及池魚)는 재앙(災殃)이 연못 속의 물고기에 미친다는 뜻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억울한 피해를 당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성문(城門)에 난 불을 끄려고 성 밖에 있는 연못의 물을 전부 퍼다 쓴 탓으로 그 못의 물고기가 말라 죽었다는 성문실화 앙급지어(城門失火, 殃及池魚)에서 유래한다.

《여씨춘추(呂氏春秋)》〈필기편(必己篇)〉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에 사마(司馬) 벼슬의 환(桓)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매우 진귀한 보석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죄를 지었다. 그는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보석을 가지고 도망쳤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왕은 욕심이 생겨 보석을 수중에 넣고 싶어 했다. 왕은 측근에게 속히 처리할 것을 명하였다. 측근이 어렵게 죄인을 찾아냈으나 그는 "내가 도망칠 때 보석을 궁궐 앞 연못에 던져버렸다"고 말했다. 왕은 당장 그물로 연못의 바닥을 훑게 하였고, 보석이 나오지 않자 이번에는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었다. 그러나 보석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고, 다만 물을 모두 퍼내는 바람에 애꿎은 물고기들만 영문도 모른 채 떼죽음 당했다. 2010년 5월 당시 원자바오 중국총리는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평화”를 역설하면서 이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지난 12일 황진하 국회의원은 윤후덕 국회의원과 함께 「통일대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및 지하철 3호선 파주연장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황 의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파주는 유사시 군사작전 수행의 주요지역이며 이동소요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전시에는 군수지원을 위해 파주연장 노선을 활용한다면 이동시간의 단축효과와 지하이동에 의한 방호효과 측면에서 유리하고, 평시에는 파주지역 주둔 장병들의 휴가·외출·외박 시 신속하고 안전한 획기적 교통대책이 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라는 국방부 장관의 의견과 “남북관계·안보 및 통일준비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도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는 통일부 장관의 답변을 제시하며, 본인은 이미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받아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물론 GTX 파주연장의 독려 차원에서 말씀하셨으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 나타난 황진하 국회의원의 GTX에 대한 인식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생각들은 ‘서울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18.23km 떨어진 일산 아파트는 대전차 장애물’이라는 1994년 7월 이병태 국방부 장관의 인식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이 장관의 발언으로 일산 주민들은 격앙했고 김영삼 대통령은 민심 수습 차원에서 장관 경질을 확정했으나 북한 김일성 주석이 숨지는 바람에 취소한 일이 있다. 벌써 20년 전 일이다.

GTX 파주연장은 파주의 가치를 높이는 일일뿐만 아니라 파주시민들에게 시간을 돌려줌으로서 눈에 보이지 않은 상상 이상의 복지 혜택을 준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오늘 날에도 일부 위정자들은 지하 40~50m 공간에 건설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reat Train Express]를 방공호 정도로 생각한다. 시대정신을 망각한 파주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대통령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엉뚱하게 국민들이 이념전쟁에 희생되고 있다.  대통령이 역사책에 직접 불을 댕긴 것이다. 정치인의 상황인식에 따라 우리의 행복지수가 요동칠 수 있다는 단적인 예다. ‘벼랑끝 전술’ 불바다 쇼는 더는 북한 삼부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급한 정치인들이 여기저기 불장난을 치고 다닌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방화범을 뽑을 것인지, 어려울 때 언제든지 달려오는 119소방대원을 뽑을 것인지 엄중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성문실화 앙급지어(城門失火, 殃及池魚)는 "모진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우리네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넋 놓고 불 쇼 구경하다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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