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의
도시계획 이야기
1995년 지방단체장 선거를 시작으로 이제 파주시는 민선 6기 시장 이재홍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선거 기간 동안 시장은 파주시의 비전과 여러 발전공약을 주민들에게 제시한바 있었고 드디어 그 공약들에 대하여 수정, 보완한 ‘민선 6기 공약사항 실천계획안’에 대하여 지난 12윌 23일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공약이행평가단의 자문과 권고를 받았다.
김희병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졸업
(주) 어반플레이스 대표
도시계획기술사/조경기술사
파주시 공약이행평가단 단원
파주시 녹색성장위원회 부위원장
파주시 사전재해영향성검토위원
파주시 지명위원
파주문화원 이사
푸른파주 21 운영위원
들어가는 말
파주시가 제시한 67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2025년 파주도시기본계획 재수립’이다. 재수립은 기 수립한 ‘2020년 파주도시기본계획(2011, 8,16 승인)’을 수정, 보완하여 도시발전 재설계를 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계획체계상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20년을 내다보는 장기발전종합계획으로 도시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계획 중에서 최상위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법에 따르면 토지이용, 교통, 주택 등 물리적 환경 외에 인구, 산업, 복지 등 도시 전 분야를 포괄하는 종합계획적 성격을 가지며, 하위계획인 도시관리계획에 지침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도시기본계획은 정책계획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공간계획의 성격 또한 동시에 가지고 있다.
파주시장은 이러한 위상에 있는 ‘2025년 파주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현 파주시장은 행정가이자도시계획 전문가로서 파주시가 직면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지역특성과 여건을 고려하여 시정방침으로 ‘살고 싶은 도시, 기업하기 편한 파주’ 와 ‘안전하고 깨끗한 파주’. 선택과 집중을 위한 6역점 시책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파주, 모두가 잘 사는 파주, 농촌이 풍요로운 파주, 어디든 통하는 파주, 기본이 튼튼한 파주, 생활이 즐거운 파주’를 제시하였다.
이제 부터 ‘2025년 파주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참고가 될 만한 도시계획 이야기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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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파주도시기본계획의 한계
파주시는 도시관리의 원칙과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2020년 파주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몇 가지 미흡한 점에 대하여 논란이 있어 왔었다.
첫째, 파주시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2000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도시개발의 후발자의 이점을 누리며 도약의 움직임이 이미 보이고 있었음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해 줄 계획인구 66.8만으로 낮은 인구지표로 계획되어 있다.
둘째, 수도 서울 개발의 힘이 용솟음치며 서울 밖으로 그 힘이 넘쳐 고양시와 운정신도시로 이미 확산되었으며, 이제는 통일의 개발의 힘으로 북진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준비된 정책적 수단과 공간계획이 미흡하다.
셋째, 대도시와는 달리 도농 통합시라는 형태의 도시로서 기존의 도시와는 다른 정주환경이 되어야만 존재의 의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도시도 농촌도 모두 활발하게 살아 있고, 산림과 하천도 모두 건강한 생활환경으로 발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넷째, 어디든 통하는 파주가 될 수 있는 길 중심의 도로망 계획은 수립되어 있으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파주 연장, 지하철 3호선 연장, 남북을 연계하는 경의선 등 철도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다섯째,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의 한계와 안전 불감증으로 간과하였던 자연 또는 인공재해 등 장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토지이용부터 에너지, 환경, 물, 기후변화, 노후화된 기반시설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한 목표와 방향, 세부전략이 부제하다.
여섯째, 상위계획으로서 정책적 계획에 치중하다보니 지역별 현장의 어메니티와 정주환경, 일자리 창출, 지역문화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지역민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일곱째, 접경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수도권정비계획에서 성장 관리권역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또한 대부분 군사시설보호구역 이며 군사시설 등이 소도읍 중심지에 입지되어 있어 치산치수와 토지이용, 환경계획수립에 소극적이었다.
여덟째, 도시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제도적인 틀, 여건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의 한계, 부문별 계획을 나열하는 방대한 종합계획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무엇보다 시민, 전문가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여 수립과정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하지 못하여 새로운 시대적 가치인 공유, 혁신, 상생, 융복합 등 미래가치를 기본계획에 반영시키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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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공간구조의 특징
도시공간구조에 바탕이 되는 자연환경을 살펴보면 파주의 지형지세는 한 마디로 ‘산맥으로 둘러싸인 산간분지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부와 북부에 있는 양주시와 연천군과 접경지역을 따라 광주산맥이 북동~남서방향으로 솟아있고, 감악산, 노고산, 자웅산 등을 거쳐 남으로 내려오다가 금병산을 만나면 서쪽으로 한 지맥이 나와서 월롱산을 거쳐 오두산에 이르러 한강과 만난다.
또한 한강변의 심학산, 황용산, 명봉산과 삼릉을 잇는 낮은 구릉군이 있어 고양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200~675m(감악산)에 이르는 산맥이 북동쪽, 동쪽, 남쪽에 놓여 파주를 둘러싸고 있어서 그 지형은 형의 산림 축을 이루고 있으며, 평야부가 이러한 위요된 산맥 사이에 전개되어 있어 일종의 산간분지를 이루고 있다. 또 평야부에서도 구릉이 산재하여 광활한 개활지는 없으며, 몇 개의 작은 단위로 분할되어 있다. 한편 고양시에서 넘어오는 운정, 금촌, 문산을 잇는 축이 평야와 산지 사이를 통과하는 회랑부로서 교통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하천은 서쪽에는 한강이, 북쪽에는 임진강이 흘러들어서 통일동산 근처에서 합류한다. 따라서 이 두 줄기의 대하천은 동쪽과 남쪽에 놓인 산맥과 더불어 파주를 위요한다. 산간 평야부에는 두 줄기의 중하천이 흐르고 있으며 파주평야에는 문산천이, 교하평야에는 곡릉천이 흐르는데, 동구의 산지에서 발원하여 각각 임진강과 한강에 합류한다. 이밖에 갈곡천, 고산천, 객현천, 눌노천, 설마천 등 소하천이 흐른다.
따라서 자연환경이 도시 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평야부로 양분되어 있는 이미 생활권으로 구분되어 있는 금촌권과 교하평야에 신도시로 개발된 교하권 그리고 문산권과 장차계획적 개발로 유도될 수 있는 파주평야와 통일이 이루어질 때 개발이 불가피한 임진강 북부의 개활지(문산과~개성 축)가 생활권 구성에 직결될 수 있음을 전망해 볼 수 있다. 아울러 파평, 적성, 법원, 광탄으로 이어지는 동북부 지역의 산지는 상대적으로 험준하고 가용지가 많지 않아서 대규모 도시개발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한 파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수자원이 풍부하나 현재는 군사시설 등의 설치로 접근이 어려워 수경관을 이루는 것 이외에는 효용성이 없다.
도시공간구조에 바탕이 되는 현재 형성되어가는 도시를 살펴보면 다른 내륙도시와 마찬가지로 산간분지를 관통하는 교통로의 결절점과 경의선 철도역을 중심으로 하여 생활권 중심지로 발달하고 있으며 금촌, 문산이 그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리고 고양시와 인접하여 계획된 도시 운정 신도시가 조성되어 있다. 또한 각 소도읍인 적성, 파평, 탄현, 조리, 광탄, 파주, 법원, 월롱은 자족적인 거점 내지 결점점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중심도시인 문산, 금촌, 교하로 연결도가 형성 중에 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단지 형태로 개발이 이루어진 파주출판단지, 통일동산과 LG 관련 첨단산업단지는 국제적, 전국적 차원에서 파주의 지명도를 높이고 있으며 도시공간구조의 형성에 있어 새로운 핵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미군공여지 반환지인 켐프 게리오웬을 포함한 6개소는 머지않아 민간개발에 의한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아울러 어떤 성격의 단지로 조성되느냐에 따라서 주변 소도읍의 성장에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단지 모두 현 단계에서는 파주의 일반 도시구조와 분리되어있는 바, 이를 극복하는 것도 도시공간구조개편의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광역 교통체계를 볼 때 국가기간 도로망인 자유로와 통일로가 동쪽과 서쪽의 교통축을 이루고 있어 일종의 ‘사다리’ 꼴 교통망을 구성하고 있으며 제 2 외곽순환도로, 제 2통일로 신설로 교통망이 확충될 예정이며, 경의선 철도는 남북은 물론 장차 몽고, 북경, 러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기간시설의 역할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교통망은 향후 통일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매우 중요한 기간시설로 활용될 것이며 북측으로뻗어 나가는 도시공간구조에 있어서도 중요한 발전 축으로 활용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형성되어 가는 도시가 도시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파주의 미래 도시공간구조를 결정하는 생활권 조정과 주요 단지와 중심도시의 연계, 국가 교통체계와 지역 교통체계의 정합, 도시부와 농촌부 및 자연부의 적정한 배분을 통한 지역주민들의 생활과 의식이 통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