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인근 지역에 내놓은 ‘상생협력자금’의 사용을 둘러싸고 자칫 문산읍과 파주읍 지역 간의 분쟁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주읍 봉암리에 화력발전소를 건립하고 있는 SK그룹산하 장문화력발전소(이하 발전소)에서는 발전소 건설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 일종의 보상차원에서 상생협력자금을 지원해서 지역의 숙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자금의 총액은 400억 원 가량으로 파주시에서는 이 자금을 이용해서 탄현면사무소 신축, 월롱면사무소 신축, 봉서리 인근에 체육공원 조성, 파주읍 복지회관 신축 등의 용도로 사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2014년 11월 28일 문산읍과 월롱면 파주읍의 읍면장과 각 읍면 대책위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당시 전상오 경제복지국장이 직접 발표를 했던 내용으로서, 발전소 인근 지역인 월롱면과 파주읍, 문산읍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던 사업이라는 평가를 얻은바가 있었다. 이중 탄현면 사무소는 2015년 8월 신축을 마쳤고, 나머지 사업들은 곧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당초 문산읍 주민들의 배려를 목적으로 파주읍 봉서리 통일공원 뒤편에 조성키로 했던 체육공원을 최근 들어서 파주읍사무소 앞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을 파주읍에서 보이면서 지역 간의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어나고 있다.
파주읍 이장단에서는 2015년 10월 회의에서 봉서리 지역의 체육공원 조성을 파주읍 사무소 앞인 부곡리로 해야 한다고 결의를 했다.
파주읍 복지회관과 체육공원을 같은 곳에 추진해야한다는 파주읍 대책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파주읍 이장단의 이 같은 결정은 문산읍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통일공원 뒤편으로 예정된 부지는 비록 주소지는 파주읍이지만 문산읍 주민들이 주로 봉서산 등산로 등으로 가깝게 이용하는 곳으로서, 문산읍과의 접근성에서도 문제가 없는 지역이라 발전소의 상생협력 사업의 직접적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지역이다.
그러나 체육공원 사업지가 파주읍 부곡리로 변경된다면 발전소 주변지역 중 인구수가 가장 많은 문산읍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기 어려울 것이고, 따라서 발전소 부지와 바로 인접해 있고, 발전소의 가동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볼 수도 있는 문산읍 주민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고, 가뜩이나 문산읍이 직접적인 혜택을 보는 사업이 없다고 볼을 메고 있는 문산읍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일과 다름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파주읍에서 설치를 주장하는 부지는 농업진흥구역으로서 체육공원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농업진흥구역 해제 절차가 필요하고 경기도나 농림부의 협의를 거쳐야한다.
현재 파주시는 해당 부지 외에 대체부지를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파주시는 무엇보다도 문산읍 주민들의 여론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생협력 사업이 상생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오지 않도록 파주시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김순현 내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