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1
(사)파주청소년교향악단 윤희정 단장
“청소년들의 건전한 여가생활 위해 교향악단 했죠!”
딸아이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기 위해 집에서 레슨을 시작한 것이 지금은 일이 커져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고 열정을 불태우며 (사)파주청소년교향악단(이사장 권오선) 단원들의 ‘대모 역할’을 하는 한 사람이 있다.
(사)파주청소년교향악단 윤희정 단장(54. 파주시 교하 동패동. 이하 교향악단)이 그다.
윤 단장은 지난 2001년 파주로 이사했다. 그녀는 교향악단 단장이지만 그 분야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윤 단장의 전공은 국제복지(연세대학교 사회복지 석사 졸업) 분야다. 그러나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을 윤 단장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파주에 처음 이사 와서 딸아이가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 하는데 음악학원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을 직접 찾아 나섰죠.”
interview·사진 김준회 기자
![]() |
딸 가르치려는 열정이 교향악단 탄생으로 이어졌다
딸은 당시 동패초등학교 3학년 이었으나, 극성맞을 정도의 열정적인 뒷바라지 어머니 덕택에 올해 중앙대 관현악과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녀는 딸의 뒷바라지에 그치지 않고 바이올린 스승인 노명심(58. 연세대학교 음악학과 바이올린 전공) 선생을 통해 동네 아이들에게도 바이올린 연주를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당연히 시골이라 연주실 확보는 어려웠고, 윤 단장의 집거실에서 바이올린 연습이 시작됐다. 시골에서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울리기 시작하게 된 계기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06년 (가칭)파주청소년앙상블 이름으로 파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10명이 첫 바이올린 공연을 가졌다.
“파주 아이들이 모두 영화나 TV에서만 보던 실제 공연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모두 놀라는 모습이었어요. 당시 류화선 파주시장도 아이들이 직접 연기하는 장면을 인상 깊게 지켜보는 것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이들 문화 활동 장 마련 마음먹고 교향악단 창단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극을 받은 윤 단장은 ‘아이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줘야겠다.’고 마음먹고 교향악단을 창단을 계획한다.
현재의 (사)파주청소년교향악단의 출발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2010년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건전한 여가생활을 마련하자’는 큰 희망을 품고 교향악단이 탄생했다.
첫해는 의외로 청소년들에게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120명의 학생들이 단원신청을 해 ABC 3개 반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의 열악한 환경과 전문성 있는 학생들을 추려내다보니 3개 반에서 2개 반으로 축소돼 현재는 100여명이 청소년교향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습은 1주일에 한번을 했다. 한국마사회 농어촌희망재단에서 주최하는 ‘농어촌청소년 희망오케스라’에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에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안 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시작하려 했는데 쉽지가 않아 애로사항이 많아요. 그래도 음악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을 발굴하고 있어요.” 윤 단장은 이런 차원에서 악기 무료대여 및 무료 레슨을 4년째 하고 있다.
2011년 창단 후 700여 관중 앞에서 첫 공연 펼쳐
교향악단은 2011년 2월 창단 이후 첫 공연을 파주시민회관에서 700여명의 관객들이 들어찬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리고 매년 정기연주회를 하고 있다.
윤 단장은 “지역사회에 유례없는 일입니다. 파주에 오케스트라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었고 뿌듯했죠. ‘지방 오케스트라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문화수준의 척도를 다르게 본다.’고 합니다.”
교향악단은 병원, 관공서, 소방서, 학교 등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찾아가는 음학회’를 연다. “전용 연습공간이 없는 게 애로사항 중 하나입니다. 교하도서관 3층 극장에서 창단에서부터 공연을 했어요. 재정적인 어려움도 문제고요.”
윤 단장은 창단 이후 5년 동안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하려면 좋은 무대로 가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고 힘들었던 기억을 내보였다. 그러면서 “예술의 전당을 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교향악단은 지난해 광복절에 즈음해 사할린 동포들의 위문을 위해 마사회의 추천으로 러시아 사할린의 레벨스크시 예술학교로 5일 간 원정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레벨스크시 예술학교는 시에서 운영하는 ‘시영악단’이다.
‘
금강산에 가서 북한청소년오케스트라단과 공연하는 게 꿈’이라는 윤 단장은 그 동안의 공연 가운데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와 함께 했던 ‘제3회 정기연주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교향악단이 주최했던 당시 연주회는 파주지역의 청소년과 주민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클래식 음악 보급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기 위해 준비한 연주회였다.
![]() |
지난해 사할린 동포 위문 위해 러시아 공연 다녀왔다.
이곳 레벨스크시의 박블라드미르 시장은 한국인 3세다.
공연이 끝나고 윤 단장 일행은 한국에서의 공연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그 결실로 지난해 10월 18일 예술학교 단원 30여
명이 입국해 파주에서 뜻 깊은 합동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교향악단은 매년 10회의 공연을 펼쳐 그 동안 총 60여 차례의 공연을 했다. 윤 단장은 “공연장이 꽉 찰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해요. 앞으로 파주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합니다.”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금강산에 가서 북한청소년오케스트라단과 공연하는 게 꿈’이라는 윤 단장은 그 동안의 공연 가운데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와 함께 했던 ‘제3회 정기연주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교향악단이 주최했던 당시 연주회는 파주지역의 청소년과 주민들의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클래식 음악 보급을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기 위해 준비한 연주회였다.
윤 단장은 “당시 교향악단 A클래스는 김영언 지휘자가, B클래스는 조민상 지휘자가 각각 맡아 주옥같은 연주를 선보였었어요. 특히 금난새 지휘자가 함께 하며 교향악 연주자에 대한 학생들의 일반적인 사항과 주의점 등을 코믹하게 지적해 청소년들에게 뜻 있는 시간을 주기도 했죠.” 윤희정 단장은 “지금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음악 전공자는 시립오케스트라단원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음악을 사랑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하나의 화음으로 울려 퍼져 우리사회를 아름답게 수놓을 수 있도록 관계자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