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현 대표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공무원의 지위와 신분에 대해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바입니다. 우리나라 법체계상 최 상위에 있는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다함은, 그만큼 중요하고 국가의 근본을 이루는 핵심가치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과거 왕정체제하에서도 관료들은 왕에 대한 충성과 함께, 백성에 대한 봉사와 헌신을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습니다.
이런 점에 비추어볼 때 최근에 벌어진 파주시 공무원들의 행태는 과연 이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갖게 합니다.
물론 공무원들도 인간이기에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자잘한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자신과 가족을 부양하는 일이나, 출세를 위한 욕망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시민을 위한 봉사에 우선해서는 안 되는 것이 공무원의 숙명입니다.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시 공무원들이 시의 올바르지 못한 정책을 비판하는 언론사에 대해서 막대한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형사고소를 합니다. 더군다나 이해관계에 있는 업체의 대표를 불러서 그 언론사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검찰에 진술할 것을 강요합니다.
시장의 선거운동을 위해서 시 공무원들이 홍보에 동원됩니다. 이 정도는 새 발의 피입니다.
어떤 공무원들은 아예 현직 시장의 선거운동원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합니다. 심지어는 도저히 실현이 불가능한 시장의 약속에 대해서도 그것이 안 되면 “내 눈을 뽑겠다”는 말을 하면서 시장의 입장을 두둔하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런가하면 각 실 과에 배정된 예산의 일부를 시장 개인의 용도로 쓰기 위해서 되가져가는 불법적인 일들을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공무원은 “어디에 쓰는지 알아야 나중에 변명이라도 할 것 아니냐?”라며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필요에 의해서 거의 무제한적으로 보내는 꽃값을 공무원들이 사비로 물어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법을 집행하는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법천지입니다. 만약 본격적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파주시청 전체가 뒤집어질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이 선출된 시장은 그에 대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 뉴스에서 접하는 바대로 공무원이 보도자료의 사진을 조작하고 업자들의 농간에 놀아납니다. 이런 일 말고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법과 직무유기, 직무태만, 갑질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저는 이 글의 제목에서 혁파(革罷)를 논했습니다. 지금 파주시의 공무원 조직은 일시적이거나 부분적인 개선으로는 답이 없습니다. 혁파(革罷)가 필요합니다. 혁파는 ‘낡고 묵은 제도나 풍습 따위를 없애거나 그만둠’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낡고 묵은’, 또는 부패한 공무원 조직이 시민을 위한 헌신적 봉사를 할 턱이 없습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능력을 기르기보다는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윗사람의 충견 노릇을 기꺼이 하려는 자들에게 파주의 공공 서비스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동안 파주시 공무원조직은 파주시 인구의 급속한 성장에 비례해서 지나칠 정도로 방대해졌습니다. 그런 만큼 시민들이 충실한 행정서비스를 받고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이 비대하고, 부패하고, 무능하고, 시민에게 군림하는 시 공무원 조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최소한 청렴하고, 건강하며,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어깨를 펴고 맡은바 임무를 다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역시 답은 시장(市長)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