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랏차차! 봉일천 세우고
교하를 업어 대한민국으로 세계로!’
파주시를 전국 최고의 레슬링 매카로 우뚝 세운 명 조련사
interview 3 민충기 파주시레슬링협회 전무이사
충남 부여가 고향. 2002년 파주 적성종고(현 적성세무고등학교)로 부임해 오면서 파주와 인연
레슬링의 불모지였던 파주를 전국 최고의 레슬링 메카로 알리는데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민충기 파주시 레슬링협회 전무이사(56. 현 교하고등학교 교사).
그는 파주 최초로 봉일천중학교에 레슬링부를 만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도 부천을 오가면서 최고의 선수들로 길러낸 명 조련사로 유명하다.
새해 7일, 파주스타디움에서 그를 만나 봉일천중학교와 봉일천고등학교의 레슬링부 창단과훈련 과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그는 2002년 파주 적성종고(현 적성세무고등학교)로 부임해 오면서 파주와 인연을 맺는다.
그는 적성종고에서 3년 간 근무하다 2005년도에 봉일천중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 봉일천중학교에 와서 보니까 체력이 우수하고 괜찮은 학생들이 많은 거예요. 그런데 학생들이 소질을 개발하지못하고 주체할 수 없는 체력을 엉뚱한 곳에 발산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을 설득하고 권유해 2007년 처음 레슬링을 했어요. 당시 학교에 레슬링부가 없어 운동부가 창단이 안 되면 훈련을 시켜 다른 학교로 보낼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2008년 학교에 운동부가 생기면서 선수들을 집중 육성했죠.”
레슬링부가 생기기 전에는 2명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2학년 1반 담임을 맡을 때 심영진 군(현 백석대 4)이라는 학생이 전학을 왔어요. 근데 레슬링을 하겠다는 거예요. 2학년 말에 운동 시작해 그해에 소년체전 선수로 선발된 뒤 대회에 나가 3등을 했습니다. 이때까지 레슬링부가 없어 수업 끝나고 밤늦게까지 부천을 오가며 훈련을 했었죠. 때론 전용훈련장도 없는 말 그대로 맨땅에서 뒹굴고 흙먼지를 뒤집어쓰다시피 하며 강도 높은 체력운동과 기술들을 습득해 나갔습니다.”
2008년 정식으로 레슬링부를 창단한 봉일천중. 아시아주니어대회에 우승을 비롯. KBS배 전국대회 1,2,3위를 차지하는 등 창립 초기부터 전국을 휩쓸어
이후 파주시체육회에서 매트를 지원해 주고 봉일천고의 허락을 받아 그곳에서 매트를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힘겹게 훈련했다. 그리고 봉일천고는 이러한 우수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을 다른 학교로 진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레슬링부를 창단하고 레슬링 전공 특기교사를 요청해 배치했다. 심영진 학생은 곧바로 봉일천고로 진학했다.
2008년 정식으로 레슬링부를 창단한 봉일천중은 전혁진군(봉일천고를 거쳐 현 한국체대 3년)이 아시아주니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케이비에스배 전국대회 1,2,3위를 차지하는 등 창립 초기부터 전국을 휩쓸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주도적으로 참여해 2009년 2월 28일 파주시레슬링협회(회장 함재상)를 창립하며 전무이사를 맡아 파주의 레슬링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봉일천고는 레슬링부 창단 이후 전국 최고의 실력을 과시해 왔다.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7일 간 제주도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는 김경민(3년. 120kg급) 최원진 선수(2년. 97kg급)가 금메달 3개를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김경민 선수는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한 대회 동시 2관왕에 오르는 값진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10년까지 봉일천중학교에서 근무하다 한빛중학교를 거쳐 2013년 교하교로 옮겨 현재 체육교사 겸 체대입시반 실기지도를 하고 있다.
그는 부여 세도중학교와 대전체고를 졸업했다. 중학교 때는 장거리 육상을 했다. 이후 대전체육고에서는 레슬링부(자유형)에 들어가 운동시작 하면서 레슬링을 처음 시작했다.
체육교사의 꿈을 안고 대학을 선택하면서 형님의 뜻에 따라 공주사범대학에 입학해 유도를 했던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뒤 교직 발령을 받고 충남서산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충남서산에서 근무하던 그는 도간교류를 해서 경기도 발안중학교로 전근, 펜싱부를 맡았다. 감독으로 1년 간 근무한 그는 ‘현장에서 레슬링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94년도 수원에 있는 수일중학교으로 옮겨 레슬링부를 만들어 8년 동안 있으면서 3년 동안 전국대회 종합우승을 시켰다. 당시 전국 최고였다.
우수자원 유지와 확보를 위해 하루빨리 실업팀 창단 필요
“수원에서도 많은 선수를 육성했는데 이제는 파주에서 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파주에 보면 다른 시군보다 좋은 학생들 많아요. 힘도 좋고 센스도 있고, 힘과 기술만 가르치면 대성할 선수들 많습니다. 창단한지 얼마 안됐는데도 전국 우승하는 것 보면 타고난 재목들이 있는 거죠.”
그는 “다른 대학을 가더라도 빨리 다시 파주로 돌아와 파주에서 운동하며 레슬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실업팀 하나 창단되는 것이 바램입니다. 현재 봉일천고에 김경민 학생이 있는데 올 해 대학입학 합니다. 이 학생이 고등학생으로는 아시아주니어 대회에 나가서 3등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입니다. 이 학생이 다른 대학으로 가게 됐는데, 졸업하기 전에 빨리 파주로 돌아와 빛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윤지용 봉일천고등학교 레슬링 감독은 “민충기 전무님은 봉일천중과 봉일천고 레슬링부를 창단한 일등공신입니다. 매년 파주시 레슬링협회장기 대회 및 전국체전 1차 선발전을 파주시민회관에서 개최해 경기도 레슬링 발전과 파주시레슬링 발전 및 우수선수 육성에 기여하고 있어요. 또 봉일천 레
슬링 선수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어려운 선수들에게 후원회를 조직해 장학금을 마련해 주고 있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현우 코치와 조규성 코치 등 지도자 2명이 마음껏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복지 및 진로의 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는 또 “파주시청과 파주시체육회, 경기도레슬링협회, 경기도교육청, 파주시교육청 등 여러 유관 기관들과 협조해 파주시 레슬링을 최고의 레슬링 메카를 만들기 위해 밤낮 없이 헌신하고 있습니다.”라며 민 전무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민충기 전무는 함께 교편을 잡고 있는 부인 양순화씨(일산장촌초교 교사. 53)와의 사이에 큰딸 지영씨(25세 중국 유학후 현재 홍익대 경영학과 재학)와 올 1월 군 입대 한 경록씨(23)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