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봄이야기
이춘우 시인
해마다 우리 동네 봄은
일산쯤에서 사는 아낙들을 부른다.
임진강샛강 방둑에 있는 벚나무들도 신이 나
여린 잎을 달고 꽃 피울 채비를 하고 있다.
샛강을 꽉 쥐고 있던 눈치 빠른 겨울은
잽싸게 자리를 비켜주고는 떠나갔는데
마침 오늘이 문산 5일 장날이라
맨 날 마을회관에서 점10고스톱을 치던
마을 어르신들은 문산에 가고 없어
동네는 온통 봄 차지이다.
작년에도 온듯한
차에서 내린 일산쯤에서 온 아낙들은
잃어버렸거나 감추어두었던 무슨 보물이라도 캐려는지
비닐봉지 하나씩을 들고 들뜬 맘으로
공장샛길 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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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대학교 국문과 졸
1995년 정공채 신인 추천 <시와 시인>등단
현, 한국작가회의 회원/우리 시대의시인등 회원/경의선 문학회 회원
시집 살아있는 날은 고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