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초지 빛이 춤추다 !
(碧草池 문화수목원 빛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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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무얼 하고 놀까?>
온갖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숲과 나무가 무성한 자연을 볼 수 있는 봄, 여름, 가을과는 달리 겨울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지 않다. 그나마 눈이 많은 산악 지방에서는 천상의 선물인 눈꽃을 볼 수 있고, 스키장과 눈썰매장이 있어 한 겨울의 낭만을 즐길 수 있지만 파주에는 스키장을 만들 만 한 적당한 산도 없고. 눈도 많이 오지 않아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먼 곳의 스키장을 찾아 가야만 했다.
그랬던 파주에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봄, 여름, 가을에는 수목원으로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곳, ‘벽초지’ 문화수목원에서 겨울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빛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푸른 잎 진 앙상한 나뭇가지에 오색 등불이 꽃처럼 피어나 빛의 향연으로 적막한 겨울 풍경을 동화의 세계로 화려하게 펼쳐 놓은 것이다. 겨울밤의 고요함이, 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명의 기운으로 부산하게 움직이며 사람들을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벽초지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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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입구에서 이르면 마치 어느 중세의 성에라도 온 듯 오석(烏石)의 검은 담장이 맞이한다. 대부분의 다른 수목원이 산을 끼고 있거나 낮은 산에 위치해 있어서 다소 불편한데 반해, 벽초지수목원은 평지에 있어 누구나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벽초지 수목원은 약 3만 6000평의 공간으로, 1996년에 착공하여 2005년에 개장한 한국적인 정원과 유럽 스타일의 정원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수목원이다. 성처럼 둘러싼 입구 안쪽으로 들어가면 연못을 둘러싸고 주목터널길, 단풍나무길, 아리솔길, 돌길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산책로가 나 있다. 수목원에는 100여종의 교목과 200여종의 관목 70여종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튤립’ ‘다알리아’ 등, 알뿌리 식물과 야생화가 사계절 내내 피어나고, 조각공원에는 중세 유럽 스타일의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름에는 연못 가득 연꽃이 피어나는데,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 중심부까지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데크길을 걸어 들어가 가까이에서 연꽃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퍽 재미있다. 그리고 연못을 중심으로 주변에 오솔길 산책로가 빙 둘러 이어져 있는데, 산책 길 사이로는 각종 꽃이 예쁘게 피어 있고 솔 향이 청량하게 퍼지는 소나무가 많이 있어 그늘을 드리워 준다. 중간 중간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가며 사색에 잠겨 보는 것도 좋으리라. 구석구석 펼쳐진 풍경이 열두 폭 병풍을 둘러놓은 듯이 아름다운 곳이다.
<벽초지, 빛이 춤추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오후 5시가 되면 반짝반짝 빛나는 세상이 수목원에 펼쳐진다. 수목원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와 루돌프 등, 작고 예쁜 동, 식물 조형물들이 겨울밤의 낭만을 더해 주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150m에 이르는 반딧불 와우터널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사방에서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는 형형색색의 빛을 온몸에 받으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나라에 온듯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터널을 따라 가다보면 중세풍의 조각 정원으로 들어가는 하려한 문과 맞닥뜨리고 문을 들어서면 빛과 어우러진 조각품들이 고풍스럽게 서 있다.
중세 조각정원에는 빛의 분수 같기도 하고 빛의 지구본과도 같은 이색적이고 다채로운 빛을 볼 수 있다. 소원 등에 소원을 적은 쪽지를 매달아 새해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사람도 있고,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 자리에는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특히 100만개의 오색찬란한 빛의 물결이 3D 입체음향과 연동되어 파도처럼 너울거리며 춤을 추는 오로라 광장에 이르면 절로 탄성을 지르게 된다. <2015 ‘벽초지, 빛이 춤추다!> 테마의 빛 축제는 최첨단 라이팅 쇼를 이용한 빛의 마법과 겨울놀이 체험이 있어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좋아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줄 좋은 장소로 연인들이 많이 찾아온다.
<신나게 놀고, 먹고, 즐길 꺼리~>
빛이 없는 낮 시간에는 다채로운 겨울놀이 체험이라는 테마로 3,000여 평의 연못에 썰매장을 만들어 얼음썰매, 인간 컬링,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를 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빙어축제, 송어축제에서는 물고기 잡기를 하고, 연 만들어 날리기, 팽이 만들어 치기, 양초 만들기, 도자기 페인팅, 고구마와 감자 구워 먹기 같은 재미있는 꺼리들이 있다. 밤에는 아름다운 빛을 구경하고 낮에는 다양한 체험을 하며 가족들이 함께 유익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 겨울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벽초지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의 커다란 천막 안에서 빙어튀김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맛있는 떡볶이와 따끈한 어묵국물이 추운 겨울밤을 녹여주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빛 축제의 밤을 더욱 즐겁게 한다. 조각정원에 창문을 통해 빛이 흘러나오던 따듯한 집은 피자와 스파게티 카페였는데 안쪽을 들여다보니 어린이와 동행한 가족들이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다. 그곳에서는 커피와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다. 수목원의 메인에 자리한 카페와 인테리어소품 매점, 허브샵, 핸드메이드 캔들? 등에서는 쉬기도 하고 필요한 것을 살 수도 있으며,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있다. 카페는 선물가게와 겸하고 있는데 유기농 원두커피, 허브아이스크림, 허브차, 허브쿠기를 판매하고, 레스토랑 ‘나무’와 ‘그린비’ 카페가 있다. 레스토랑에서는 허브돈까스와 허브새싹비빔밥을 먹을 수 있어 보는 재미에 먹을거리까지 즐길 수 있다.
벽초지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소문이 나면서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인기드라마와 CF가 촬영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에서 방영 되면서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취재하기 위해 찾아 갔던 날 빙어튀김과 빙어회를 먹어 보았다. 잘 튀겨진 빙어튀김과 찍어 먹는 소스가 어우러져 퍽 맛있고, 살아 있는 빙어에 초고추장을 뿌려 먹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맛은 먹어 보아야만 알 수 있다. 마침 네 분의 관광객이 따듯한 실내를 찾아 빙어튀김 천막에 들어 왔다. 서울 강남에서 빛을 찾아 온 두 쌍의 멋진 중년의 그 분들이 권해서 마신 한 잔의 소주로 하여, 그날 겨울밤의 낭만은 혈관 속에 녹아들고 말았다. 이 글을 읽은 분들은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벽초지 수목원으로 꼭 한 번 가보시라. 만물이 얼어붙어 춥고 권태로운 날들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이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아이템으로 독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벽초지수목원 빛축제기간
기간 : 2014. 11. 28부터 2015. 03. 01까지
시간 :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위치 :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부흥로 242
전화 : 031-957-2004
홈페이지http://www.bc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