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떠난 배낭여행서 제주 절경에
도취 돼 <서귀포를 아시나요> 작사”
정태권 가요 작가
11월 자신의 신 작사 곡 ‘파주가 좋아요’ 발표 예정
“감악산을 휘감으며 임진강이 굽이치고, 통일의 염원 실은 경의선이 떠날 문산역.
통일로엔 행복이 피고 자유로엔 사랑이 피는, 꿈도 있고 사랑도 있는 아름다운 내 고향 파주. 파주가 좋아 파주가 좋아 파주 파주 파주가 좋아”
작곡가 유성민씨가 만들고 파주토박이 향토가수 박보경가 노래할 ‘파주가 좋아’의 앞부분이다. 노래 가사는 파주 출신 가요작가 정태권씨(60)가 만들었고 11월 장단콩 축제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파주를 대표 할 노래가 없어 늘 아쉬움이 있었다. 파주인 모두가 어느 때나 흥겹게 부를 수 있는 파주의 노래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정태권 작가의 설명이다.
정 작가는 산 중턱에 ‘용상사’가 보이고 마을 입구에 ‘솥우물’이 있는 용상골(파주시 월롱면 덕은1리)에서 태어나 월롱초교(27회)와 문산중(19회) 문산종고(26회. 현 문산제일고)를 나왔다.
“밀감향기 풍겨오는 가고 싶은 내 고향! 7백리 바다건너 서귀포를 아시나요~” 가요 ‘서귀포를 아시나요’의 첫 소절이다. 40년 애창돼 온 이노래도 그가 작사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파주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노래는 당시 최고의 인기 가수였던 조미미씨가 취입, 당시 1백만장에 육박하는 음반이 팔려나가며 대성공을 거두고 가요사도 새로 썼다.
이 후 작품발표 37년이 지난 2008년 12월 6일, 서귀포시에 위치한 ’서귀포 70리 시(詩)공원‘에 노래비가 세워지며 제주도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자리하게 됐다.
정 작가가 이 노래를 작사한 것은 1972년. 고교졸업 후 친구들과 무작정 떠난 제주도 무전여행에서 그곳의 절경에 도취되어 보고, 느낀 것을 시(詩)에 담았다.
5일 간의 제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정씨는 무엇인가 제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 않고는 못 견딜 것 같은 감회에 젖어 시상에 몰두하던 중 1971년 봄 ‘서귀포를 아시나요’라는 타이틀이 문뜩 떠올라 곧바로 작사에 착수, 노랫말을 만들었다.
작사를 마친 그는 신세기레코드 시절 ‘가버린 영아’ ‘여인의 눈물’ 등 히트작가로 명성을 날리던 중 오아시스레코드사 전속 작곡가로 옮겨 있던 유성민씨를 만나 작곡을 의뢰, 역시 오아시스 전속가수였던 조미미씨를 만나 꽃을 피우게된다.
정 작가가 가요작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계기에서다. 고교 2학년 때(1968년) 정홍택씨가 진행하던 라디오 동양방송(TBC)의 ‘신 가요 박람회’라는 프로그램을 청취하면서(이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노랫말을 써서 보내면 기성작곡가가 곡을 써서 가수들에게 부르게 했다) 이곳에 투고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뒷날 자신의 데뷔곡인 ‘앵두꽃 아가씨’와 ‘산도라지’가 이 방송프로에서 당선되는 행운을 얻었다. 이곡들은 모두 작곡가 김학송씨가 작곡해 정훈희씨와 이영희씨가 불러 히트시키기도 했다.
이후 당대 최고의 작사가였던 장두수씨로부터 작품 활동에 대한 제의를 받고 그의 문화생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71년 2월 1일부터 한국음반 저작권협회와 연예인협회에 가입하며 본격적인 작사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2010년 국군의무사령부 감사관을 끝으로 정년퇴직 한 그는“예술인에겐 밥보다 무대가 필요하다. 그들에게 멍석을 깔아주자”라는 생각에서 ‘파주 대중문화 창작연구회’를 창립하고 그 첫 번째 사업으로 지난 5월 ‘제1회 파주 월롱산 대중음악축제’를 열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대중가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3년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장상을 수상했고, 2010년 10월 고향마을 용상골 솥우물 공원에 ‘참 살기 좋은 마을’ 전국 대상 수상 기념과 함께 제주도에 이어 ‘용상골이 좋아요’ 노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군불을 때면 연기조차 빠져나가지 못 한다’는 산골 ‘용산골’에서 자라 감상적인 내면의 세계를 누구보다 깊게 갖고 있었던 정 작가는 용상골의 한 부분을 노래공원으로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다. 주위를 공원화 해 노래가 살아 있는 파주의 명소로 만들고 싶은 바램에서다.
그는 “파주 삼능과 자운서원 등 수 없이 많은 유형문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파주에 대중문화예술을 꽃 피운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며 앞으로 대중문화 창작 활동 활성화를 통해 문화적 갈증 해소, 자질 있고 유망 문화예술인발굴 지원, 내 노래 신곡도 받을 수 있는 노래교실을 운영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
또 그 동안 파주를 주제로 만들어졌던 ‘용상골이 좋아요’ ‘도라산역 가는 열차’ ‘경의선 막차’ ‘임진강역’ ‘언제가나 내 고향’ ‘금촌 장날’을 비롯, 그가 발표했던 ‘서귀포를 아시나요’ ‘아름다운 인생’ ‘이별은 몰라도 좋아’ 그리고 요즘 한창 인기가 오르고 있는 이학열의 ‘사랑하는 사람아’ 등을 노래한 가수들도 초청해 공연
도 기획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김희자 여사(59)와의 사이에 출가한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꽃피웠던 친구들과 함께 파주지역 문화예술을 꽃피우는데 열정을 쏟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