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충원 적성 산머루농장영농조합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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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과일 산머루 와인 만들려 항아리 숙성방법 사용
와인 터널 안에는 100개의 오크통과 함께 40여 개의 옹기가 어른 키의 두 배 높이 3단으로 쌓여있다. 아치형 모양의 개인 와인 저장고도 마련돼 있다. 370병이 들어갈 수 있다. 아치형 모양 갖추게 된 것은 터널공사 때 버리려고 내다놨던 자재를 이용해 만들었다. 이곳은 드라마나 촬영요청이 쇄도한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호텔킹’ 등도 여기서 촬영했다.
특히 와인 병에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인쇄해 붙여 기념 판매한다. 또 가공체험장에서 와인으로 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서 대표는 “보통 와인하면 오크통을 생각하잖아요. 우리나라 토종과실인 산머루로 와인을 만들려고 하다보니까 우리만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판단에서 항아리 숙성방법을 찾았고, 좋은 품질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효자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9월 말 머루를 수확하면 지상에서 발효시켜 알코올을 만든 뒤 지하 저장소로 내려와 장기 숙성시킨다. 짧게는 3년에서 5년 숙성 과정 거친다. 현재 3년 산 13톤이 탱크 14개에 저장돼 있다.
서충원 대표는 “머루는 포도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칼슘, 인, 철분 등의 영양성분이 10배나 많고, 항암효과가 있는 폴리페놀이란 성분은 일반 포도의 두 배 이상 된다”면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오크통에 보관한 와인보다 옹기에서 숙성한 와인이 더 맞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한해 외국인 관광객 6만 명 찾아
이곳 산머루농원이 자리 잡은 객현리 일대는 머루 재배지역으로는 최북단에 있다. 감악산의 높은 지형조건과 산을 뒤에 지고 있어 일교차가 크다. 일교차가 크면 머루의 당도가 높아져 이 지역 머루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지난 한 해 동안 7만8천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이중 외국인 관광객이 6만 명이다.
서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1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해외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제까지나 내 지역 사람들에게 신토불이만 외칠 수 없다. 글로벌 경쟁력으로 가야 한다. 손님이 안 찾아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에서다.
그는 “국내 관광객들은 주로 빨간색 휴일만 움직여요. 그러면 조직과 인프라를 갖춰 놓은 상태에서 놀려야 합니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손님을 채워야 하는데 그것을 주로 외국인 관광객으로 채우는 거죠. 지난해 18차례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과 대만 등 외국에 나갔다 왔습니다.”
요즘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줄어 울상이다. 일본 엔화가 떨어지면서 이곳을 찾던 중국과 대만 관광객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관광객들은 전체 외국인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한창 호황을 누렸던 2010년도에 비해 매출도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FTA 이후 외국산 와인 너무 저렴하게 들어와 어려움
서 대표는 “대만관광객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놓고 고민하는데 엔화 하락으로 일본을 선호하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 감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렴한 외국산 와인의 수입도 이곳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 대표는 “영세 민속주 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있습니다. FTA 이후 외국산 와인이 너무 저렴하게 들어와 국내산 와인의 판매가 저조합니다. 우리나라 민속주 대부분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요. 문 닫는 곳도 많을 것으로 압니다.”
서 대표는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을 바꿔 외국인 관광객 유치해 올인 하다시피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현장에서의 판매를 우선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10만 명 유치=경영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이유다.
여기에 와인의 수출과 국내 유통매출만 일정 정도 신장되면 경영정상화로 가는데 큰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관광객 매출은 운영의 회전 정도지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중국 관광객을 본격 유치해 목표치인 10만 명을 달성하면 운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운영 어려움 타개 위해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하기도
서 대표가 법인의 대표를 맡은 것은 지난 2012년.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이곳은 서충원 대표를 제외한 서우석 창업주와 전 직원이 구조조정에 의해 회사를 떠났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접어든지 2년 만에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면서 서 대표가 취임했다.
서우석 창업주가 머루와인 개발을 통해 6차 산업의 기반을 닦았다면 아들 서충원 대표는 산머루농원 자원을 6차 산업에 맞게 정착시켰다. 제조, 유통, 관광을 확실히 결합한 것이다.
서 대표는 해외 유명 와인 산지의 관광 모델을 벤치마킹해 산머루농원의 체험프로그램을 설계했다. 머루 따기 체험과 산머루를 이용한 잼과 파이 만들기를 비롯해 산머루 와이너리 투어까지 머루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관광 상품을 개발해 외국인과 내국인을 비롯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 수원에 있는 한국농수산대학 1기로 졸업했다. 과수를 전공했지만 학교를 졸업하면서 편입해 경영학도 전공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단기적 목표로는 경영의 정상화입니다. 수익구조를 갖는 것이고요, 중장기적인 목표로는 세계적인 산머루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입니다.”
농수산대학에서 과수 전공한 뒤 편입, 경영학 공부
적성 토박이인 서 대표는 현재 법인이 있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창업주인 아버지 서우석씨(67)의 곁에서 함께 하면서 어려서부터 일을 배웠다. 경운기 트렉터 등 농기계를 10살 때 몰았을 정도다.
그는 “머루 재배 및 가공과 유통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 ‘내가 아니면 누가 하지?’ 하는 생각을 중학교 때부터 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사업이 끝인가를 물으면서요...”
그는 문산제일고 농과에 진학하려 했으나 ‘대학공부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삼광고교에 진학했다. 그리고 2007년 개교한 농수산대학에 입학했다. “처음엔 역사와 전통이 없어서 망설였어요. 하지만 나름 잘 갔다고 생각했고, 1기 졸업생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아버지여서가 아니라 정말 존경하고 싶은 분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제가 절대 따라갈 수 없는 분이시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계시지만 평택서 오셔서 객지에서 자리 잡기까지 하신 고생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투지 하나는 대한민국 최고입니다.(웃음)”
일하는 모습이 바로 역사죠. 항상 일합니다.
이곳 산머루농원(영)은 창업자인 서우석씨(67)가 1979년 야생머루 재배를 시작으로 80년대 들어와 재배기술 확립하고, 95년도에 가공공장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 10년 전부터 운영 중인 60동 규모의 캠핑장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 대표는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를 보고 있는 부인 신지희(36)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들 부자는 모두 술을 못한다. ‘비주류가 주류를 만들고 있다.’ PAJU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