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매에 든 시간
  • 강근숙
  • 녹음 짙은 어린이놀이터
    힘없는 시간들이 구부정 앉아있다
    텅 빈 하늘,
    퀭한 생의 한나절
    멈출 줄 모르고 달려온
    숨 가쁜 세월 한 바퀴
    수고했노라 노인들 머리 위에
    왕관처럼 은빛 모자 씌웠다

    환幻이었어
    꿈이었어
    인생은 무엇이냐
    허공에 화두 던져놓고
    삼매에 든 등 굽은 시간들

    시간 없다
    시간은 없다고 우기던 초등학교 내 친구
    시계 없는 나라로 급히 떠나고
    나는 밥벌이 위해
    죄 없는 시간 수갑 채워놓고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 글쓴날 : [15-06-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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