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상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원봉사하면서 상담학, 심리학,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하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학문 덕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임종옥 감사, <파주시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활동 사례집> 발췌)
상담,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중2’라는 우스개가 돌 정도로 몸과 마음의 격변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여기 청소년들과 아동들과 함께 하며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상담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들이 있다.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오늘은 이들을 만나본다.
전문성과 능력으로 인정받는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이하 파주학상자회)’의 조직체계는 경기도교육청이 담당하고 공문을 통해 경기도 각 교육지원청에 내려오면 활동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경기도는 1988년 1기로 시작되었는데 파주시는 1998년 창립되어 12기부터 2015년 29기까지 현재 46명의 선생님이 활동하고 있어요. 다른 봉사와 달리 상담을 매개로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조직이에요. 그만큼 전문성이 필요하지요. 파주학상자회 선생님들은 모두 열정적인 분들이라 대부분은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가족상담사 등 관련 공부와 일을 하는 분들이 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동안은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집단상담과 진로상담을 하였지만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심성수련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허애란 회장의 말이다.
파주학상자회는 18년이란 역사가 말해 주듯이 이미 봉사자들의 전문성과 능력으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조직이다. 이들은 각급 학교에 파견되어 심성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의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 청소년의 건전한 정심함양, 미래지향적 능동적 능력향상’의 운영방침으로 상담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파주시평생학습축제’ 참여, ‘청소년문화의집 진로상담부스 운영’, ‘파주시자원봉사센터 우수프로그램 선정’ 및 ‘2014·2015청소년희망비전아카데미’ 등은 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다.
상담을 통해 변화를 촉진하고 격려하는 조력자
“파주는 조손가정 아이들이 많아요. 변두리로 갈수록 더 어려움이 많지요. 정서적?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청소년 아이들이 자기 꿈에 대한 의욕이 없어요. 사회적 빈곤이 정서적 결핍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이혼 가정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커지는 것이니 저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죠.” 김애순 고문은 청소년의 사회 환경 변화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출발선의 다름은 아이들의 삶에도 엄청난 무게로 다가온다.
“집단상담을 할 때였어요. 어떤 남자 청소년이 처음에는 무기력하게 누워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이 막 뭐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괜찮다 했더니 마지막에는 활동에 참여를 했어요. 그때 무언가 통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중2였는데 지금은 고1이 되었을 거예요. 잊혀 지지 않아요. 뭉클했어요. 아이들의 변화가 빠르진 않더라도 진심으로 마음을 들어준다면 변화들이 쌓이게 돼요. 우리는 이런 변화를 촉진하고 격려하는 조력자에요.” 윤미숙 총무는 학생상담자원봉사자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한다. 위로와 격려는 학업과 진로, 친구, 가족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마음 터놓고 이야기해도 지지와 수용을 받을 수 있는 절실한 도움인 것이다.
상담이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청소년과 함께 하는 일이
즐거워요
“쉽지 않지요. 누군가의 어려움을 듣고 함께 한다는 일이. 그렇지만 한번 들어오면 어쩔 수 없이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하게 돼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아서죠. 유쾌해요. 아이들은 심성훈련을 굉장히 좋아해요. 아이들이건 어른들이건 우리는 어디서든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존재이니까요.” 이윤정 부회장은 상담자의 즐거움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원래 무궁화 장학회 이사로 활동했는데 함께 활동하던 분이 소개를 해줘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학생상담자원봉사 활동은 봉사를 넘어 스스로도 성장하게 하는 큰 매력이 있습니다.” 이미정 고문은 이사를 가서도 계속 활동하는 열혈 봉사자이다.
이처럼 파주학상자회는 10년이 넘게 활동하는 봉사자들이 많다. 처음엔 ‘내 아이를 이해하고 싶어서, 지인의 소개로 봉사를 하고 싶어서, 청소년들이 좋아서, 관련 일을 하고 있어서’ 등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이구동성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의 즐거움과 보람, 봉사를 통해 보는 자기 성찰’로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한다.
“저는 14년차가 됩니다. 나를 볼 수 있는 기회죠. 내가 나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어려워요. 상담활동에서 나를 알아가게 됩니다.” 임종옥 감사는 학생상담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보게 되고 스스로 확장되어 ‘매슬로우의 5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욕구’의 단계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단다.
“상담하기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보지 못했던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꼭 한번 와 보세요. 그럼 당신이 보일 겁니다.”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스스로를 보고 싶다면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를 관심 있게 보는 것도 좋겠다.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가 되려면?
파주시학생상담자원봉사자 활동을 하려면 매년 1회 11월에 각 지역 교육지원청의 공고를 시작으로 12월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과하고 기초교육을 모두 이수하여야 자격이 주어진다.
그렇다고 여기서 끝은 아니다. 학생상담자원봉사자들은 학교현장의 아동? 청소년을 직접 만나 심성수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끊임없는 임파워먼트를 위해 상담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등의 공부를 하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혹은 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 차원에서 성폭력 교육, 미술치료, 애니어그램, 진로 특강, 이음부모지도자과정 이수 등 상담관련 교육을 꾸준히 받고 있다.
아동·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있는 분, 상담을 통해 봉사를 하고 싶은 분, 상담관련 공부를 하는 분은 ‘파주학생상담자원봉사자회’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겠다. PAJU 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