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기훈씨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해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지 24년 만이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진실은 승리했지만 반성과 사과는 끝내 없었다”면서 “24년 동안 한 인간을 병마에 몰아넣을 정도로 고통을 주고 괴롭힌 것을 사과하거나 위로하지도 않았고, 정의의 실현을 지연시킨 데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았다.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기훈씨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해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지 24년 만이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진실은 승리했지만 반성과 사과는 끝내 없었다”면서 “24년 동안 한 인간을 병마에 몰아넣을 정도로 고통을 주고 괴롭힌 것을 사과하거나 위로하지도 않았고, 정의의 실현을 지연시킨 데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았다.
삼인성호(三人成虎)는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사실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진실처럼 믿게 된다는 의미다.
전국 시대 위(魏)나라(기원전 403~기원전 225) 혜왕(惠王)은 조(趙)나라와 강화를 맺고 그 증표로서 태자를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게 되었다. 당시에는 흔히 있는 관행이었다. 그러나 귀한 신분인 태자를 타국에 홀로 보낼 수는 없으므로 돌봐 줄 후견인 한 사람을 붙여야 했다. 이때 발탁된 사람이 방총(龐?)이란 대신이었다. 방총은 조나라로 떠나기 전에 왕을 알현하고 아뢰었다.
“전하, 지금 누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 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왕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방총은 다시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한다면 믿으시겠냐고 물었다. 여전히 왕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만약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왕은 그때는 믿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방총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됩니다(夫市之無虎明矣 然而三人言而成虎).”라고 하였다. 방총은 자신이 멀리 조나라로 떠난 이후 자신을 거짓으로 비방하는 자가 있을 것을 염려하여 이런 말을 한 것이었다. 이에 왕은 어떤 비방도 스스로 보고 듣지 않은 이상 결코 믿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그러나 방총이 태자를 모시고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를 헐뜯는 참소가 임금의 귀를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혜왕도 처음에는 일축하고 말았으나, 같은 소리가 두 번 세 번으로 이어지자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몇 년 후 태자는 위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왕의 의심을 받은 방총은 귀국하지 못하였다.
‘유서대필 조작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강기훈씨가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작성해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지 24년 만이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진실은 승리했지만 반성과 사과는 끝내 없었다”면서 “24년 동안 한 인간을 병마에 몰아넣을 정도로 고통을 주고 괴롭힌 것을 사과하거나 위로하지도 않았고, 정의의 실현을 지연시킨 데 대해서도 반성하지 않았다.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면, 지금의 대법원은 비겁하기 그지없다”고 짚었다.
파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말 한마디에 걸려 파주시의회 동료의원들로부터 제명당한 임현주 전 시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대법원에서의 승소가 그것이다.
임현주 전 시의원이 도의원 A씨가 ‘바람을 피웠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동료의원에게 귀띔했다가 A의원으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으며 파주시의회(당시 박찬일 의장)는 이를 빌미로 2013년 6월 19일 임 전 의원을 전격 제명했다.
그러나 당시 임의원의 제명 표결에 손을 번쩍 들고, 대법원 상고까지 끈질기게 추진한 의원들이 ‘임의원이나 시민들에게 사과했다’는 말을 들은 바 없다. .
강기훈씨의 경우 당시 1심,2심,3심에서 유서대필자가 됐다. 삼인성호(三人成虎)로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진 것이다. 임현주 전의원 또한 일부 의원들의 섣부른 예단으로 그의 정치 일정에 큰 상처를 입었다.
요즘 “지역 운수업체로부터 대기업 통근버스 운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으면서 비서팀 A씨를 통해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홍 파주시장에 대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사전구속영장 요청을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혐의 사실을 다투고 있고 경찰에 임의 출석해 조사를 성실히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혐의를 부인하는 사건임에도 일부 호사가(好事家)들의 속단으로 이 시장이 고욕(苦辱)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다. 부인의 고통은 둘째 치고 군훈련소에 갓 입소한 아들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인성호로 인생이 망가질 수 있을진대 이인성호 아니 일인성호에 인생이 꼬인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진득하게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자. 사실이 모두 진실인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내종석 객원기자 pajuo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