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사평론가가 방송도중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무능 대응을 두고 일갈했습니다.
종편 방송사를 불문하고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이른바 ‘시사평론가’들을 제외하고는 대개 시사평론가들은 현상에 대해서 비판적인 접근을 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게 정부냐?”식의 직설적인 발언은 가능하면 삼가는 것이 일종의 불문율입니다. 그런데도 그 시사평론가는 “이게 정부냐?”라고 들이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르스’사태 한가지 만 본다면, 이 나라가 과연 국가로서의 정체성이 있는 것이며, 또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국가의 책무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우리 헌법 10조에는 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이 아파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가치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도 없는 것입니다. 전쟁과 천재지변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아프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개인의 생활을 영위하게 해주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무 입니다. 그것들을 위해서 국민들은 세금을 내고 국가가 규정한 각종의 법률을 지키는 의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렇듯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도 국가가 자기 할 일을 못하고 있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심하고 답답한 일입니다.
지금이 왕정시대냐는 비아냥거림이 마냥 헛소리로 들리지 않는 것은 나만의 착시일까요?
국가의 권위나 정부의 권능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민을 내팽개치는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게 존중받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1년 전의 ‘세월호’ 사건만 하더라도 해결은커녕 문제가 무엇이었는지조차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달리 했습니다. 그때의 안내방송이 “가만히 있으라” 였다는겁니다. 이번에도 정부는 “가만히 있으라”, “입 다물고 있으라”를 주문합니다. 그 사이에 30명 넘는 삶이 또 죽었습니다. 서민경제가 박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말합니다. “이게 정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