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행복한 파주 교육을 위해 섬기다
홍성기 파주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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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汀彬 (수필가)
[ 홍성기 교육장님 부임 인사 사진- 사진 파주교육지원청 제공, 인터뷰 김선희(汀彬) ]
지난 3월 1일 취임한 홍성기 파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파주에 오기 전부터 파주에 관한 명성을 익히 들어 꼭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며 사람 좋은 웃음으로 반긴다. 특히 푸른파주21에서 운영하고 있는 DMZ 생태체험 교육과 출판도시, 헤이리예술인마을 교사연수는, 강사와 연수프로그램 만족도에서 다소 과장된 게 아닐까 생각할 만큼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 더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경기도파주교육지원청이 지향하는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학생중심·현장중심의 교육지원을 통해, 파주에 있는 학생들 모두가 꿈을 키우며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지향점을 두고 있습니다. 창의·꿈·평화를 상징하는 파주교육지원청은 인성·지성·감성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을 목표로 하여, 파주만의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린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파주교육 8가지 약속’을 실천할 것입니다.
첫째,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둘째, 학교 혁신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학생의 올바른 성장을 도모하는 학생중심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넷째, 학부모의 고민과 근심을 덜어주는 민생교육을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교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지원하겠습니다.
여섯째, 차별과 소외가 없는 교육복지를 이루겠습니다.
일곱째,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파주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겠습니다.
여덟째, 학교 현장을 섬기고 지원하는 교육지원청이 되겠습니다.”
교육장님께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어떤 이유인지 궁금합니다.
“파주는 운정신도시와 같은 도시형과 북파주처럼 농촌형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이기 때문에 각자 환경이 상이하고 교육격차도 큰 편입니다. 따라서 교육환경이 서로 다른 학교들 간 장점을 공유하여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학교를 1:1 또는 1: 다수 자매결연을 맺어 공동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학교 교사들과 함께 교육과정 운영과 평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각 학교가 가지고 있는 교육인프라를 공유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 체험활동 운영 시에도 소규모 체험활동공간과 진로직업교육강사를 공유하여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직업을 상호 교차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교외 단체체험활동(인문학 강좌, 직업박람회 등)을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학교가 함께 참여하여 상대 지역 학생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공유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사실 ‘혁신학교’ 초기 모델에 있는 것입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 있을 때, 남한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는 학교들과 체육대회를 함께 하고, 다른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들이 있었는데 참 예쁘더라구요. 그런 것들을 볼 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전체 장학사 회의에서 논의 중입니다.”
파주는 지역이 넓고 도농복합도시라 지역편차가 큰 곳입니다. 학교 또한 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북파주 지역 같은 경우는 학생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예정이신지요.
“파주교육지원청으로 온 지 이제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파주시에 있는 백 다섯 개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든 생각인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접경지역 학교 24개와 소규모 학교 32개가 대부분 북파주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런 학교들은 대개 인문교육·예술교육을 좀 더 충분히 할 수 있길 원하고, 새로 조성된 운정 신도시에 있는 학교들은 자연친화적 환경을 접하기 원합니다. 만약에 성남시에서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인근에 있는 이천시와 가평군과 협력해야 해결할 수 있지만 파주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학교들이 떨어져 있고, 각 학교 교육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쉽지 않지만 서로 협력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각 학교에서 내놓을 수 있는 것들 즉, 농촌 지역 학교는 자연적인 환경을 도시 지역은 인문학 관련 교육을 내 놓아 서로 공유하도록 한다면 서로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업에 대한 올 해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시도해야 하니, 당장 시행하기엔 어려움이 있겠지요. 하지만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학교 안에 있는 것으로 서로 교류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고, 새로운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예를 들어 도시 학생들이 농촌 체험을 가서 로컬푸드 수확을 경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학부모님들 참여를 유도해 농촌직거래로 확대 된다면, 북파주 지역에 새로운 경제 벨트가 구성될 것이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작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시범적으로 교육지원청에서 시작하고, 학부모님들의 협력을 구하고 시장님과 의견을 나눠 확대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파주시와 교육지원청의 행정적 역할이 확연히 다르지만 어차피 파주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우자는 취지니까 협력만 잘 된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것도 들어보고, 교육감님께도 상의를 해서 추진해 볼 생각입니다. 임기 내 다 못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의견을 듣고 많이 고민한 후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추가 보완할 사항들을 점검해 정확한 틀을 짜야겠지요.
파주는 인근 고양시에 비해 현대적인 시설이나 재정적인 측면에서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북파주 지역 학교는 농촌사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하여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반대로 운정 지역은 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인구증가로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교실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파주 지역 학교는 소규모학교에 우선적으로 통학버스를 지원하고 소규모 학교 특성에 맞게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방과 후 학교 활성화 등을 통해 학교 교육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 학교의 경우 학생유치를 위해 교직원이 나서서 매일 개인 자가용으로 학생들 통학을 시켜주는 등 남모르는 노력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운정 지역은 교실 증축, 학교 신설 등을 통해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습니다.”
차별과 소외가 없는 교육복지를 이루겠다고 하셨는데, 파주시에 현재 다문화 가정 및 탈북가정의 학생 현황은 어떤지 또 그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괴리되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파주지역에는 2015년 5월 현재 다문화 가정 학생 319명(2014년 191명), 2015년 4월 현재 탈북가정 학생은 13교 28명입니다. 파주교육지원청에서는 이 학생들이 교육복지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고 일반 학생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이면서 다양한 지원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학교 안 지원으로는 다문화에 대한 차별 없는 이해를 돕기 위해 전 학교의 교육과정 내에 다문화교육을 포함하도록 하였으며, 파주지역 다문화 중점학교(탄현중)를 선정하여 심화된 다문화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밖 지원으로 선유중학교 다문화 예비학교 선정 및 문산 다문화대안학교를 운영하여 학교 밖에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공교육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두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탈북학생은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파주교육지원청, 학교, 담임교사가 유기적인 지원협조체제 안에서 탈북학생의 현황과 조기정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편견 없는 학교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담임 그리고 선배 등의 멘토를 두어 멘티 학생의 교육적 지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하셨는데 현재 파주의 학교 밖 아이들은 몇 명이고 전체 학생의 몇 %이며, 그 아이들을 위해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우리 교육지원청에서는 ‘학업중단 숙려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신중한 고민 없이 이루어지는 학업중단을 예방하기 위해 학업중단 위기 학생에게 15일 내외의 숙려기간을 부여하고 상담 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단위학교의 Wee클래스, 우리교육지원청의 Wee센터, 파주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개인 또는 집단 상담, 심리검사, 부모상담 등을 진행하여 학업 지속을 유도하고 인재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 부적응 및 위기학생 지원을 위해 대학생 및 직장인 13명을 멘토로 하는 ‘꿈키움멘토단’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부득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파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연계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주 관내 학교 밖 아이들은 550여명(초 160명, 중 152명, 고 244명), 전체 학생(54,032명)의 1.01%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전담 기관인 파주시 청소년상담 복지센터와 협력하여 학교 밖 아이들이 사회성을 향상하고, 경제적인 복지 지원 및 학교 복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단 한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파주교육의 약속입니다.”
wee센터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홍성기 교육장은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 있을 때 wee센터 신설을 담당했었다. 다른 프로그램은 담당자가 재량껏 알아서 기획하라고 하고 선생님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부탁을 했다. 프로그램이 생기자 얼마 뒤 선생님도 울고, 상담 선생님도 울고 서로 마음 열고 이야기 할 자리가 생기니 현재 나와 내게 주어진 현실을 알게 되고 스스로 치유가 되곤 했다고 한다. 마음을 나눌 자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wee센터는 아이들에게도 그런 역할을 잘 감당할 것이다.
학생들이 파주지역에서 꼭 가봐야 할 체험학습장을 꼽으라면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 고장 파주는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의 중심지로 역사·문화 유적지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접해 있는 접경지로 자연 생태환경이 우수한 체험학습장이 많습니다. 또한 평화와 대립이 마주하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체험중심의 평화교육 관련 체험학습장도 잘 조성되어 있는 등 체험학습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고장을 빛낸 파주3현과 관련된 역사·유적 체험학습장을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파주3현은 파주와 인연이 깊은 3분의 훌륭한 인재로 율곡이이, 황희정승, 윤관장군입니다. 파주3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장으로 자운서원과 반구정, 윤관장군묘소를 들 수 있습니다.
자운서원은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에 있으며 율곡기념관, 이이선생묘, 재실, 강인당 등 율곡선생의 가르침과 정신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장입니다.
반구정은 조선 초기 명재상 청백리의 귀감인 방촌 황희 정승의 유적지입니다. 황희 정승은 조선 초기 명재상이며 청백리의 귀감으로 모두가 본받아야 할 분이십니다.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에 임진강을 곁에 두고 ‘갈매기를 벗 삼는 정자’라는 뜻으로 황희 선생의 업적과 유품을 전시한 방촌기념관이 있습니다.
파주시 광탄면 분수리에는 윤관장군의 묘소가 있습니다. 윤관 장군은 고려시대 명장으로 별무반을 창설하여 국경을 침범한 여진을 정벌하여 영토를 넓히고 백성을 이주시킨 호국장군입니다.
이외에도 민족대립의 아픔과 통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 특히 많습니다. 통일안보체험지로 매년 많은 내외국인이 방문하는 임진각은 자유의 다리, 망배단, 각종 전적비 등이 있어 분단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는 곳입니다. 임진강과 한강, 그리고 공릉천 세 강이 오두산성 아래에서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에 위치한 오두산통일전망대는 강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마주하고 있으며,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으로 아름다운 경치와 탁 트인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파주3현의 역사 체험학습장과 평화·통일·안보 체험학습장을 가족들과 방문하여 나라사랑과 호국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좋은 체험학습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파주에 발령받은 선생님들이 파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 학생들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갖게 하기 어렵지는 않을까요? 교육청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계신지요.
“파주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 평화교육 현장이 산재되어 있으며 DMZ 지역, 공릉천을 중심으로 청정한 생태환경이 살아있고, 자운서원, 화석정, 파주향교 등 선조의 얼이 곳곳에 깃든 문화의 고장입니다. 이에 우리 교육지원청에서는 매년 전입교사와 신규교사를 대상으로 파주문화원, 통일체험학습장, 헤이리 문화예술마을 등과 협력하여 체험중심의 파주 문화이해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파주는 탱크가 지나다니는 군사도시정도로만 알고 왔던 선생님들이 이 연수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과 유적이 많음을 알고 파주 근무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역문화자원지도, 생태자원지도 등의 장학자료를 개발 보급하여 교사들이 적극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파주 특성에 맞는 교육활동이 전개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파주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예정입니다.”
교육장님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는 명구가 있다면 이유와 함께 말해주세요.
“근무하는 곳마다 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고 마음을 다지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절차탁마 [切磋琢磨]
뼈를 자르는 것을 절(切)이라 하고, 상아를 다듬는 것을 차(磋)라 하며, 옥을 쪼는 것을 탁(琢)이라 하고, 돌을 가는 것을 마(磨)라고 하지요. ‘절차탁마’의 과정을 거치치 않으면 보석이 만들어지지 않듯이, 사람도 ‘절차탁마’를 해야 실력을 갖출 수 있고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도 그리 해야 하고, 우리 아이들이 보석이 될 수 있도록 또 그리 해야겠지요.
국내외적으로 가슴에 담고 싶은 명구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트대 졸업식 연설에서 했던 주옥같은 명언은 제 마음속에 남아 현재를 살아가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고, 계속 전진하라고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우리는 각박한 현실에 부딪쳐 자신에 대해 돌아보진 않고 현실의 벽에 순응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시기에 ‘자신의 가슴을 따르며 열망을 갖고 살라’는 이 명언은 제 가슴속에 오래 남아 현재까지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말을 해 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스티브잡스의 유고집이 나왔을 때 첫 날 사서 삼일 만에 다 읽었습니다.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을 평생 추구한 그는 수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저는 그 말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우리 아이가 이런 사람과 닮았으면 좋겠다는 학부모 설문조사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언제나 1위를 차지하는 사람이 스티브잡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아이의 직업이 되었으면 하는 분야에는 교사가 1위라고 나옵니다. 초등학생 중학생은 의사 그 다음이 연예인이었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확연히 달라집니다. 교사, 공무원, 회사원 순으로 나와요. 청년실업률이 높다보니 안정된 직업을 우선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들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부모님인데, 우리 부모님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아이들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찾아 탐구하고 열정을 쏟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진로지도 교사를 양성해 학교에 배치해도 잘 바뀌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예비 신랑신부 학교’처럼 ‘모두가 행복해지는 학교’가 있으면 참 좋겠다. 등 떠밀듯 입시에 몰아넣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그것이 진정한 행복을 향한 길이 아님을 부모가 먼저 깨닫게 되면 우리 아이들이 지금 보다는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건 결과적으로 사회가 행복해 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우리는 학생들 평균 공부시간은 세계 1위인 반면 행복지수는 밑바닥이다. 청소년의 흡연, 음주, 낙태가 1위이고 자살률 또한 1위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의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행복도 준비가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하지만,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뭔지도 모른 상태에서 단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이유로 남들 다 가는 길을 가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현재 부모님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앞만 보고 달려야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 더 나은 앞날을 기대할 수 있었던 부모님 세대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꼭 그 길만이 행복으로 향하는 길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지위나 연령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大學」 제7장 <正心修身>편에 보면,
心不在焉이면 視而不見하며 聽而不聞하며 食而不知其味니라
심불재언이면 시이불견하며 청이불문하며 식이불지기미니라
마음이 거기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하였다.
홍성기 교육장님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스티브잡스의 말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고 계속 전진하라는 것도 아이들의 마음이 그곳에 있게 하는 것이 먼저다. 다양한 것을 보고, 깊이 생각한 후 마음 둘 곳을 찾아야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교육장님이 생각하시는 행복이란 무엇이고,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행복은 우리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권리죠. 행복은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마음속에 있기에 사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믿고 느끼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려면 학교 구성원모두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학교 문화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학생 뿐 아니라 선생님도 아침에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와서 차별받지 않고 사랑받는 분위기에서 자발적인 배움이 일어나는 학교가 행복한 학교 아닐까요.”
처음 방문이라 책 두 권을 선물로 드렸는데, 선물은 준비 못했지만 꼭 보여주고 싶은 노트가 있다며, 교장 초임발령지였던 발안바이오과학고에서 이임식 할 때 전교생이 한 페이지씩 썼다는 선물을 보여주셨다. 노트 한 권 가득 한 장 한 장 어쩜 그렇게 정성들여 꾸미고 편지를 썼는지, 홍성기 교장선생님을 존경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 아이들은 지금도 문자나 전화로 자신들의 일상을 알려오고 안부를 물어 온다고 한다. 고맙고, 보고 싶고 마음에 보석으로 남아있는 아이들이라 그 아이들이 준 노트는 가장 큰 보물이라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무실 책상 위 잘 보이는 곳에 항상 놓아둔다고 한다.
“처음 그 학교에 갔을 때는 농업고등학교였습니다. 교육감님의 특별한 명을 받고 특성화고로 만들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결국 뜻을 이뤄 발안바이오과학고로 바뀌고 처음 입학한 학생들이었습니다. 아이들하고 친해지고 격려하는데 안아주기만큼 좋은 것이 없어 시도를 했는데 처음엔 아이들이 불편해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희들 교장선생님이니까 안아보자고 하지 만약 동네 아저씨가 그러면 너희들이 안아 주겠냐고 하면서 안았더니 차츰 익숙해 져서 서로 안으려고 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윗옷을 벗은 채 축구, 농구를 하다가도 제가 지나가면 서로 달려와 안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던 아이들과 헤어지는 날 많이 아쉽고 서운했지만, 그 아이들이 이 노트에 그대로 따라온 듯 여겨져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스물네 살에 초임 발령을 받아 삼십 년을 넘게 교직에 있으면서 마음 아픈 일, 기쁜 일이 어디 한 둘이었을까 마는 그래도 손으로 꼽으라면 두 아이의 죽음이라고 한다. 한 아이는 버스에서 내려 버스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신호를 무시하고 버스를 추월해 달려오던 차에 치어 그랬고 한 아이는 타지 말라는 오토바이를 타다 그랬다고 한다.
또 천안함 사건으로 전사한 이창기 당시 원사는 발안바이오과학고의 전신인 발안농생명산업고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던 부대의 교관으로 학생들 병영체험교육을 담당했었기에 더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전교회장·부회장과 함께 평택에 있는 해군제2함대사령부 체육관으로 참배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렇게 끔찍한 일을 아이들이 지켜봤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해보다 훨씬 더 많이 해군에 지원한 것을 보고, 요즘 아이들 문제라며 걱정하는 시선들도 있지만 이런 것을 볼 때 대한민국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여겨진다고 홍성기 교육장은 말한다.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걱정 없이 자녀들을 학교에 맡길 수 있을까요?
“작년 세월호사고 이후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시는 학부모님이 많습니다. 특히 현재 메르스로 인해 여러 가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파주는 현재까지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관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소독을 실시했고 매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등을 실시하며 메르스 차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6월부터 우리 교육지원청 내에 24시간 상황본부를 설치하여 관내 학교와의 유기적인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파주시청, 보건소 등과 협력하여 메르스 예방 및 긴급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소 자녀가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위험요소를 철저히 파악하여 보완하고 각종 사고 등의 위험에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년 44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체험학습을 갈 경우에는 인증 받은 기관을 이용하고, 사전에 안전관련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사전안전교육을 의무화하여 실시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여 학부모님이 자녀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성, 지성, 감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학교는 사회변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다양하게 개발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을 키워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각 학교마다 기르고자하는 인간상을 바탕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맞게 학교 교육과정과 학년·학급교육과정을 마련하여 교육하고 있습니다.
인성, 지성, 감성은 우리 교육의 핵심이며 각 학교의 특성과 환경, 학생 및 학부모의 요구 등을 반영하여 학교 나름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교과 뿐 아니라 다양한 창의 체험활동,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인성, 지성, 감성을 키워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주에서 떠나실 때까지 ‘이건 꼭 하고 가야겠다.’ 생각하신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학교는 사회변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다양하게 개발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을 키워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를 ‘꿈 공작소’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교에 근무할 때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간미 넘치는 교육을 통해 인간다운 너무나도 인간적인 교사가 학생들이 스스로 미래를 향한 의미를 찾아가며 즐겁게 생활하는 학교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파주교육에서도 가족 같은 인간관계 속에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통해 파주의 모든 학교가 학생중심의 혁신학교를 만들어가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할 생각입니다.”
파주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파주교육공동체 운영으로 학생들은 꿈을 키우고 교사는 가르치는 기쁨으로 학부모, 지역사회에 신뢰를 주는 교육지원 활동을 펼치겠다.“고 취임식에 말씀하셨는데 파주지역의 특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파주는 DMZ 생태환경과 문화유적이 풍부하며, 휴전선 접경지역의 평화 자원을 활용한 평화통일교육이 용이합니다. 따라서 우리 파주교육지원청에서는 접경지역 특성을 살린 ‘나너울 평화감수성 교육’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평화교육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매년 파주평화울림음악회와 파주평화걷기대행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적성에 있는 파주평화통일 체험장에서는 파주 유관기관과 연계한 민주시민교육, 생태평화교육, 평화통일교육을 위한 체험위주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 중입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경기도 11,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관내 학교에서도 평화로운 교실,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교육지원청에서도 체험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에 파주는 ‘꿈의 학교’ 세 곳과 ‘마을교육공동체 연구모임’이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사업 확대를 위해 예산 확보 및 운영지원을 위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학교와 교육지원청 만이 아닌 학부모와 지역주민, 단체, 기업, 공공기관 등 지역 내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하여 ‘마을이 학교이며, 학교가 마을인 교육’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지원청은 파주출판단지, 헤이리 예술인마을, 풍물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꿈의 학교’ 3곳을 지정받아 7월부터 운영할 예정으로 6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학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교육자원봉사센터의 경우 지난 5월 27일(수) 운정 행복센터에서 파주 교육자원봉사센터 발대식을 갖고 교육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6월 15일까지 225명이 신청하였습니다. 향후 관내 학교와 자원봉사자를 서로 매칭 하여 학교 교육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파주에 있는 훌륭한 교육시설이나 인적자원 등을 적극 발굴하여 내년도에 다양한 ‘꿈의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파주시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꿈의학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예산지원 뿐 아니라 파주시민이 참여하는 교육기부 활성화 등을 통해 자발적, 자생적인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학생들은 한 가정에 너무나 소중한 자녀일 뿐 아니라 우리 미래를 이끌 희망입니다. 학창시절은 저마다 가진 재능과 끼를 찾아 꿈을 키워가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시기입니다. 초, 중, 고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다양한 경험과 친구들과의 우정도 쌓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학교 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파주 선생님과 교육지원청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파주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사랑해주시는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명품교육도시’라는 구호에 걸맞게 단 한 명의 자녀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과 학생이 중심이 되어 각자 꿈을 펼칠 수 있는 행복한 학교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파주 전 교직원과 교육지원청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더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면 마지막으로 해주세요.
“휴전선이 있는 최 일선에 위치하여 DMZ와 평화를 떠올리게 하는 파주에 와보니,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꿈의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근무해본 적은 없지만 파주에서 100일 넘게 생활하면서 파주의 활기찬 모습과 북파주 지역의 멋진 풍경 그리고 교육가족을 만나면서 느끼는 따스함과 친절함에 점점 매료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임기동안 아이들이 행복한 파주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사람의 힘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클 수 있다. 홍성기 교육장은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 ‘파주 교육’이라는 배의 키를 잡고 있는 선장이다. 그냥 한 사람이 아닌 것이다. 폭풍을 만날 수도 토네이도를 만날 수도 있지만 목표한 지점까지 무사히 항해해 함께 승선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는 사람이다. 무사히 도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는 동안 내내 그리고 함께 하는 내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 한 명이 자라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 하다.’는 말처럼, 파주의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교육장님의 마인드와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파주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파주가 될 수 있도록 파주시민 모두가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하면서 마음을 모았으면 하고 바란다. <FONT size="3" face="굴림"><font color="#d32c0b"><파주인 뉴스></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