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藏:감출 장 頭:머리 두 露:드러낼 노 尾:꼬리 미
2016년 뜨거운 여름 날, 카메라 앞에서 머리 쳐 박고 엉덩이 드러낸 도적놈들을 보면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생각한다. ‘민나 도로보데스! (전부가 도둑놈이다)’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라는 뜻이다.
중국 원나라의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산곡(散曲) 작품 "早休官棄職, 遠紅塵是非, 省藏頭露尾(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세속의 시비를 멀리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을 덜어보려네)"라는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본뜻은 쫓기던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처박고 숨으려 하지만 몸 전체를 가리지는 못하고 꼬리를 드러낸 모습을 형용하는 말로서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임을 비유하거나 진실을 감추려 전전긍긍하는 태도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이 말은 2010년을 보내면서 《교수신문(敎授新聞)》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이기도 했다.
당시 선정 이유에는 이른바 4대강 사업과 천안함 침몰 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졸속 협상, 새해 예산안 날치기 처리 등 2010년에 발생한 여러 사건에 대하여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하고 의혹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하였다는 비판이 담겨 있었다.
세상이 어지럽다. 질서는 사라지고 시스템은 무너졌다. 온통 뒤죽박죽이다. 가진 자 배운 자부터 해 먹기 바쁘다. 도둑 잡으라고 둔 검사는 제가 도둑질을 했다.
욕심을 채워도 너무 더럽게 채웠다. 명색이 검사란 자가 한 도둑질이 예사 도둑질일 리 있겠는가. 액수가 큰 건 그렇다 쳐도 교활하기 이를 데 없다.
그는 게임업체를 차려 신흥 갑부가 된 친구의 뒷배가 되어 합법을 가장해 떼돈을 챙겼다.
또 다른 재벌의 범죄를 눈감아 주고 대신 처남 이름으로 청소용역 회사를 차려 돈을 받았다.
이쯤 되면 검사라는 직책은 도둑질하기에 안성맞춤인 자리였을 뿐이다. 말하자면 검사가 곧 진짜 도둑놈이었다. (중략)
끼리끼리 해 먹고 서로서로를 보호한다. 교육부 고위 공무원이란 자가 그 잘난 대학 동문들과의 술자리에서 ‘99%의 개, 돼지’에 비유한 대중만 불쌍하고 불쌍하다.
사실 1%의 지배계급과 99%의 피지배계급 운운하는 건 좌파의 전유물 아니었나? 정말 어쩌다가 다들 이렇게 미쳐버렸나?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편법이 지배하는 사회, 불의든 뭐든 성공한 자의 궤적은 찬사를 받는 사회, 내 이익이 첫 번째 잣대가 된 사회가 어찌 망하지 않겠는가. 그저 참담하고 참담할 뿐이다. 이글은 대한민국 대표 우파논객 전원책 변호사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수원지검 특수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 파주시장이 재임 시절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지난 22일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전 파주시장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오전에 집행한 것이다.
A씨는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지역의 한 업체로부터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인 탓에 뇌물을 준 것으로 보이는 업자나 액수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다.
갑자기 5공 시절 TV 연속극 대사로 유행했던 "민나 도로보 데스(모두가 도둑놈이다)"란 일본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당시 시대상황을 압축하여 반영한 말이다.
히틀러의 야욕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이를 대비하려고 노력한 영국의 위대한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진실은 부정할 수 없다. 악의를 가지고 진실을 공격할 수도 있고, 무지함이 진실을 조롱할 수도 있지만, 결국 진실은 드러난다.”라고 설파했다.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드러나며, 만약 운이 좋아 자신이 죽기 전까지 드러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죽고 난 뒤에는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2016년 뜨거운 여름 날, 카메라 앞에서 머리 처박고 엉덩이 드러낸 도적놈들을 보면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생각한다. ‘민나 도로보데스! (전부가 도둑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