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파주시장은 시민의 힘을 지렛대로 폴리텍대학 파주유치를 성공시켰다. 만백성의 한목소리가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듯, 42만 파주시민들의 한목소리가 있다면 궤도 파주연장도 성공시킬 것이라 본다. 물론 대전제는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언론의 자유 보장”이다.
이재홍 시장의 만구성궤(萬口成軌)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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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종석 기자 |
만구성비 [萬口成碑]
萬: 일만 만 口: 입 구 成: 이룰 성 碑: 비석 비
만구성비(萬口成碑)는 만인(萬人)의 입이 비(碑)를 이룬다는 뜻이다. 이는 지방관이 진실로 백성의 고충을 알고 선정을 구현하여 여러 사람의 입에 그 칭송이 자자하면 송덕비(頌德碑)가 세워진다는 것이다.
지금도 대대손손 전해지는 송덕비가 많이 남아 있는데, 고려 말·조선 초의 문신 박습(朴習)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송덕비가 뜻이 깊다.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박습은 백성들이 물이 부족해 농사를 짓는 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고 백제 비류왕 때 쌓았다고 전해지는 저수지를 크게 수리하여, 백성들의 물 걱정을 덜게 했다. 김제 백성들은 그를 칭송하며 송덕비를 세웠다. 그 저수지가 바로 사적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는 한국 최고(最古)·최대의 담수지 김제 벽골제다.
대개 송덕비는 고을 수령들의 임기가 끝나면 관아에 딸렸던 하급 관원들이 주축이 되어 세웠었는데, 수령이 취임하여 백일도 되기 전에 지방의 토호세력들이 미리 송덕비를 세우는 경우도 있었다. 만구성비(萬口成碑)의 반대되는 뜻으로 백일건비(百日建碑)라 일컫는다. 얻어맞기 전에 미리 아양을 떠는 예방 주사였던 셈이다. 동학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탐관오리의 전형 고부군수 조병갑의 부친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가 백일건비의 대표적 예다.
파주신문사는 취임 두 돌을 맞은 이인재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운정3지구 주민들의 사무친 원한을 해결한 것과 교육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 점, 그리고 빚을 늘리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 2012년 6월 27일자 사설을 통해 비교적 후한 평가를 한 바 있다. 물론 취임 초 ‘임진각에 친일파 백선엽 동상 건립 건’ 등의 반역사적 행보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이후 지방선거 1년을 앞둔 2013년 3월 초, 이인재 전 시장은 파주읍 일원 약 100만평에 약 1조6,000억 원의 민간자본을 투자해 2017년까지 페라리월드 테마파크와 스마트시티, 주거 및 상업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거창하게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취재 결과 과정이 철저하게 생략된 선거용 이벤트라 판단한 때문이다. 심지어 6.4 지방선거를 불과 보름 앞두고는 10월에 보상을 착수하겠다는 헛 풍선까지 띄웠다. 파주신문의 펜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이시장은 시민의 혈세로 수많은 고소장을 쏟아냈고 이를 방패삼아 언론을 심하게 옥좼다.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다보니 “파주프로젝트 잘 돼갑니까?”라는 지인들의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 ‘위대한 파주! 시장님 감사합니다.’ 등등의 백일건비(百日建碑)를 세우고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일부 주민들과 언론인들을 볼 때는 쓴 웃음이 절로 났다. 벌써 3년 전 일이다.
당선 1년을 맞는 이재홍 파주시장이 지난 6월 3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지하철3호선의 파주 연장을 위해 ‘시민 추진단’을 꾸렸다. GTX는 민선5기 때부터 논의된 연계사업이고 3호선연장은 민선6기 이시장의 교통분야 핵심선거공약 중 하나인데다 여야 정치권이 동참하는 프로젝트이니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싶다.
이재홍 파주시장은 “GTX와 3호선 파주연장의 당위성을 42만 파주시민과 공감하고 함께 풀어가겠다”고 한다. 시민의 힘을 지렛대로 활용한 폴리텍대학 파주유치의 성공궤적을 여기에 접목시키겠다는 복안인 듯싶다. 만백성의 한목소리가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듯, 42만 파주시민들의 한목소리가 있다면 궤도 파주연장도 성공시킬 것이라 본다. 물론 대전제는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언론의 자유 보장”이다.
이재홍 시장의 만구성궤(萬口成軌) 전략을 기대한다.